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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경제사 - 2003년 카드대란 카드사태한국 경제 역사 2020. 10. 30. 12:12
우리는 2000년대 전후로 IMF를 졸업하며 천천히 외환위기의 상처가 아물어가고 있었지만 갑작스런 외부에 의한 충격으로 인한 급격한 경제구조변화는 여전히 문제로 작용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구조변화로 인해 수백만 명을 신용불량의 늪에 빠트려버린 사건 2003년 신용카드사태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신용카드사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GDP(국내총생산량)에 대해서 알아야 합니다. 국내총생산은 Y=C(민간소비)+I(기업투자)+G(정부지출)+(X-M)(수출-수입)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GDP지표가 좋으면 좋을수록 한국 경제성장률 또한 좋고 외국인들은 이러한 지표를 기준으로 한국에 투자를 하게 됩니다. 쉽게 말해서 성적표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외환위기를 겪고 민간소비(C)는 사라졌고 기업들의 투자는 실종이 되고 (I) , 정부의 재정정책(G)은 꿈도 못 꾸는 상황이며 기업들은 아직까지 숨을 할딱거리니 수출 또한 성적이 좋지 않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성적표를 조작할 수 있다면 가장 손대기 쉬운 곳이 어디일까요?
네 바로 민간 소비 입니다.
이때부터 내수 소비 증진을 통한 경기부양을 시작했고 이 과정에서 신용카드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기 시작했으며 1999년 5월에는 신용카드 현금서비스 한도가 폐지되어 카드사의 고객들은 현금서비스 인출 한도를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게 됩니다.
카드사들은 기존 카드 빚에 시달리는 고객에게 기존의 빚을 상환하기 위한 새 대출인 대환대출 서비스를 권장하며 가계의 신용카드 이용을 권장했습니다. 2000년부터 신용카드 사용 인프라가 갖춰지면서 카드사들의 본격적인 영업과 마케팅이 시작됩니다.
이때 당시만 해도 TV 광고에서 "여러분 모두 부~자 되세요"와 같은 소비 조장 광고를 카드사에서 지속적으로 송출했고 한국 사회는 부자 되기 열풍에 휩싸여 있었습니다.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새 고객들을 경쟁사에게 빼앗기지 않으려는 영업사원들은 번화가에 가판대를 설치하며 길거리로 쏟아져 나오게 됩니다.
LG카드, 삼성카드 등의 카드사들은 별도의 소득이나 신용조사 없이 사은품과 현금을 나눠주며 카드 신청을 받았고 심지어 미성년자와 고등학생 대학생까지 서명만 하면 발급 해줄 정도 였습니다. 외환위기 이전까지 일만 열심히 해온 사람들은 금융에 대한 이해 또한 높지 않았습니다.
신용카드는 현재의 소비를 미래의 빚으로 넘기는 수단이고 카드로 결제를 할 때 실제로 현금이 오고 가는게 아니니 돈이 나간다는 느낌이 들지 않죠. 뭐 이건 지금도 마찬가지 인거 같습니다.
1999년 48조 원이던 카드사들의 현금대출은 2002년358조 원으로 7배가 늘어나 있었고 같은기간 경제활동 인구 1인당 보유 카드는 1.8장에서 4.6장으로 늘어나있었습니다. 이 당시 카드 대금을 갚아나가기 위하여 다른 카드를 사용하는 돌려막기 수법으로 한계가구(금융부채가 금융자산보다 많은 가구)들이 연명을 했고 연체율은 뒤늦게 폭증을 하게 됩니다.
정부는 2002년 급한 불을 끄기 위해 미성년자 발급 제한 강화, 현금대출 비중 제한, 길거리 회원모집 등의 조치를 발표했지만 너무 늦은 조치였습니다. 신용카드 규제가 강화되니 소비자들은 파산하기 시작했고 연체율 폭증에 놀란 카드사들이 현금대출을 거둬들이자 사태는 더욱더 심각해 집니다.
2002년부터 급증하기 시작한 카드사의 실질 연체율은 2003년에 28.3%에 달했습니다. 신용불량자는 400만명으로 급증했고 카드 빚 독촉에 신용불량자들의 끔찍한 선택이 줄을 잇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신용불량자들은 대부분 저소득 가구였으며 작은 가게를 열어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이었습니다. 외환위기 이후 경제구조가 변화하는 과정에서의 과도한 내수증진정책은 신불자 400만 시대를 만들었고 정부의 정책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 알 수 있는 사건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카드사 입장에서도 굉장히 난감합니다. 카드사들은 고객이 신용카드로 결제를 하면 일단 대신 결제를 해주고 이 돈을 카드대금 결제일에 돌려받는 방식으로 이득을 취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카드사들이 급격하게 고객을 늘리려다 보니 많은 자금이 필요했고 유동성이 부족한 카드사들은 자신들이 고객들에게 결제 받을 자산을 담보로 카드채를 발행하여 단기로 자금을 끌어 당기며 영업을 합니다.
하지만 고객들에게 채무를 회수하지 못한 카드사들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카드사들의 급격한 부실화로 이어지며 카드채 이자 상환 등에 어려움을 겪게 되었습니다. 카드채에 이자 상환을 못한다는 의미는 카드사들의 부도를 의미했고 보다 못한 정부는 신용카드사 종합대책을 발표합니다.
이러한 조치로 삼성카드는 삼성생명으로부터 5조원의 금융지원을 받아 부도를 피하고 외환카드는 한국외환은행에 흡수 합병되며 국민카드는 국민은행의 사업부로 흡수고 됩니다. 그리고 그때 당시 카드사 업계 1위 었던 LG 카드는 그룹 지원만으로 회생이 불가능 했고 그 결과 LG그룹은 미래의 추가부실을 75% 책임지라는 정부와 채권단의 합의안을 받아드리며 산업은행의 단독 관리를 거쳐 2006년 신한금융그룹에 넘어가게 됩니다.
이제 좀 외환위기 상처가 아물기 시작하는데 2004년 카드대란사태로 인해 민간소비는 더욱더 위축됩니다. IMF 외환위기 코스피는 277포인트에서 2000년 대까지 꾸준하게 성장해 1000포인트를 찍지만 2001년 닷컴버블과 9.11 테러로 인해 463포인트로 내리 꽂힙니다.
각 국의 중앙은행들은 미국의 경기침체에 반응해 금리를 인하 했고 그로 인해 엄청난 유동성 공급이 이루어지고, 빚을 통한 내수소비활성화로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며 코스피는 943포인트까지 다시 오르지만 카드대란이 터지며 금융시스템 전체를 뒤 흔들었고 SK글로벌 분식회계 사태 사건들이 겹치며 512포인트까지 떨어집니다.
외환위기 이후 좀 회복되는거 같다 싶으면 문제가 발생하며 회복세를 보이던 대한민국 경제성장률은 3.1%로 추락하게 됩니다.
2003년 카드사태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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