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경제사 - IMF외환위기이후 한국 경제 구조 변화한국 경제 역사 2020. 10. 27. 13:46
외환위기 이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항상 10%를 웃돌며 경제성장을 했습니다.
IMF 외환위기가 일어난 핵심원인은 과도했던 기업들의 대출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때 기업들의 평균부채비율이 400%가 넘엇습니다. 쉽게 말해서 자본금이 5억이 있는 회사가 20억짜리 사업을 굴리고 있었던거죠
과도한 투자로 인해 고용시장 또한 거품이 끼기 시작합니다. 엄청나게 레버리지를 당겨 공격적인 투자를 하니 사람 또한 많이 필요할 수 밖에 없습니다.
취직도 잘 되고 그 만큼 기업들이 돈도 잘 버니 월급도 잘 오릅니다. 너무 아름다운 시절이죠. 97년까지 기업소득 증가률과 가계소득 증가률은 비슷했습니다. 기업들은 매출이 늘면 그 만큼 직원들에게 보너스를 줬었죠. 이 시기에는 회사의 성장이 곧 나의 성장이었고 엄청난 성장에 구성원들이 힘들지만 회사가 성장하는 만큼 구성원에 대한 보상이 확실했습니다.
하지만 글로벌 여건이 악화되면서 빠르게 기업들에게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외환위기 이후 기업들은 어떻게 변화 했을까요?
외환위기의 원인이 과도한 빚을 통한 투자라는 걸 기업들은 뼈 저리게 느낍니다. 네, 투자에 상당히 신중해 지기 시작합니다. 공격적인 투자? 부채를 당겨서 하는 투자는 꿈도 안 꾸죠.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투자를 늘려야지 일자리 또한 늘어납니다. 하지만 두 눈으로 많은 기업들이 도산하는 걸 본 살아남은 기업들은 "또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고 돈을 벌어도 꽁꽁 싸매고 있으니 기업의 이익증가율은 지속적으로 느는데 그 안에 있는 구성원들은 회사 성장에 비해 낮은 임금을 받습니다.
기업들은 빠르게 회복하며 돈을 벌고 구성원은 현재까지 제자리 걸음을 걷고 있습니다. 투자를 안 하니 채용도 당연히 늘지 않습니다. 외환위기 이후에 채용 시장은 급격하게 위축이 되었고 그 결과 한국은 취업하기가 너무 힘들어지죠.
그때 당시만 해도 공무원은 인기가 없었습니다. 봉급은 적지만 공무원은 안정적인 직장이다 라는 얘기를 많이 합니다. 그 당시에는 민간기업들도 안정적이었는데 월급까지 배로 주니 공무원의 장점인 안정이라는게 의미가 없었습니다.
왜 그럴까요? 그땐 모든 기업들이 다 잘 나갔으니까요. 지금은 아니죠. 너도 나도 공무원 같은 안정적인 직장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기업 투자가 줄어들면서 큰 피해를 본 주체는 바로 은행들 입니다. 우리는 학교 경제시간에 배웠습니다. 3대 경제 주체에 정부 가계 기업이 있고 이 사이를 연결하는 것이 은행이다. 가계가 은행에 예금을 하면 은행은 가계의 예금으로 자금이 필요한 기업들에게 대출을 해주는 방식으로 선순환 하며 경제가 발전한다. 많이 들어보셨죠? 그런데 외환위기 이후 기업들이 대출을 안 합니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위기를 위해 사내유보금도 많이 쌓아 놓습니다.
기업들이 대출을 늘린다는거는 투자를 늘린다는 건데 그건 경기가 확실하게 좋아 질거라는 확신이 있어야 되니 쉽게 대출을 안 받습니다.
당시만 해도 은행들의 수익 원천은 기업 대출이었습니다. 그런데 기업들이 대출을 안 하네요? 은행은 수익성이 악화되기 시작했고 그때부터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합니다. 바로 가게 입니다.
기업들이 대출을 안 받으니 가계를 통해서 돈을 벌어야 겠죠? 이때부터 가계 부채 급증의 서막이 시작됩니다. 이제는 은행의 돈을 빌려가는게 가계가 됐습니다. 외환위기 전 만해도 은행들이 기업들에게 장기로 돈을 빌려줬지 개인들에게 10년 20년 장기로 빌려준 적이 없었습니다.
담보도 없는 개인에게 어떻게 돈을 빌려주겠나요. 하지만 외환위기 이후 은행들은 부동산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한 가계 대출을 크게 늘렸고, 개인들에게 다양한 대출을 장려하며 가계의 대출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게 됩니다.
유동성공급을 통해서 경기부양과 소비촉진을 기대했는데, 그 많은 돈들은 부동산으로 흡수됐고 2000년대 초반부터 부동산가격이 들썩거리며 너도나도 대출을 받아 집을 사기 시작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2004년 신용카드 대란이 터지게 되고 이 당시 한국의 가계 부채는 400조~500조원 수준이었지만 외환위기 이후 변화가 지금까지 이어져 2020년 1분기 기준 가계 부채 총량은 1,600조원을 넘은 상태입니다.
가계부채총량이 늘어나는 게 문제라고 보긴 어렵습니다. 글로벌 경제가 성장하는 만큼 엄청난 유동성을 동반하기 때문입니다. 1,600조원의 가계부채 중 갚지 못할 부채의 비중이 얼마를 차지하는지가 중요합니다.
지금까지는 가계 대출 연체율이 꾸준히 내려가고 있어 안정돼 있는 상태입니다. 하지만 가계부채를 소득계층별로 나눠보면 고용이 불안정한 저소득층의 비율이 많은 차지를 하고 있었고, 직업군으로 나누었을 때는 자영업자들의 대출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형성된 가계 부채는 글로벌 여건이 악화된다면 상당한 위기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글로벌 리스크가 커지면 이머징 국가들에서는 금융시장이 흔들리면서 국가 부도위기가 커지게 되고 많은 외국인들은 안전 자산을 사들이기 위해 이머징 국가의 자산을 팔고 나가는 자본유출이 본격화 됩니다. 우리가 그걸 겪은거죠.
외환보유고가 한 순간에 털리는 경험을 하면서 정부는 그때부터 무역을 통해 벌어들인 달러 자금을 족 족 외환보유고에 쌓아 두기 시작합니다. 현재 한국의 외환보유고는 4,000억 달러를 넘어 섰고 세계 9위 수준 입니다. 엄청나죠. 그리고 재정 역시 방만하지 않게 운영하면서 재정흑자를 유지했습니다.
많은 국가들이 대부분 재정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걸 보면 한국의 재정 상태는 굉장히 양호 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말은 우리나라 정부가 돈을 더럽게 안 쓴다는 거죠. 경기가 어려울 때 정부가 경기부양에 나서며 내수 시장을 키워야 글로벌 경기가 꺾일 때 버틸 수 있는데 오로지 수출 많이 해서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외환보유고만 쌓습니다.
우리나라는 무역의존도가 굉장히 높습니다. 그 말은 세계 경제가 안 좋아지면 방법이 없다 라는 거죠. 물론 과도한 재정적자는 국가신용등급하락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우리나라 경제 규모 정도면 충분히 내수소비 증진이나 경기부양을 위해 재정정책을 펼쳐 볼만 한데 부도위험 리스크나 외국인들의 자본유출을 우려해 쉽게 재정정책을 쓰지 못합니다.
이번 코로나 사태로 인해 처음으로 대대적인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이 실행되고 있습니다. 역시 이것 또한 우리나라의 선제적인 조치는 아니었습니다. 미국이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정책 또는 통화정책을 발표를 하면 어느 정도 여력이 있는 구가들부터 하나 둘 씩 미국과 같은 정책을 펼치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역사적으로 항상 외부에 의해 급격하게 경제가 변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경기 변동성이 굉장히 크고 외부 충격 또한 더 크게 반응을 하게 됩니다.
외환위기 이후의 상처는 기업들의 투자실종, 가계 부채의 급증, 사라진 정부의 재정정책이라는 부작용으로 아직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한국 경제 역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국의 경제사- 글로벌금융위기 발생 이후 한국의 대처와 영향 (0) 2020.11.02 한국의 경제사 - 2003년 카드대란 카드사태 (0) 2020.10.30 한국의 경제사 - 우리나라 IMF 외환위기 (정부편) (0) 2020.10.24 한국의 경제사 - IMF 외환위기 종금사편 (0) 2020.10.23 한국의 경제사 - IMF 외환위기 (기업편) (0) 2020.10.22